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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당착과 요즈음의 우픈 정치

 

'자가당착(自家撞着)'은 원래 불가(佛家)에서 자기 자신 속에 있는 불성(佛性)을 깨닫지 못하고 외부에 허황된 목표를 만들어 헤매는 것을 경계하는 데 쓰인 말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뜻이 확대돼서 자기가 한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데 쓰이게 된 것이다. 얼떨결에 자기가 했던 주장이 도리어 자기 주장을 공격하는 근거가 되는 모양새를 말한다.

아래와 같은 문장이 그 예시다.

"모든 것을 순식간에 녹이는 물질이 이 병 안에 들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순식간에 녹일 수 있는 물질이라면 그 물질을 담고 있는 병도 녹았어야 정상이다.

이러한 자기모순은 요즈음 우리 정치에서도 종종 나타나며, 특히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1. 정책의 일관성 문제

정치인이 한쪽에서는 특정 정책을 지지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반대되는 입장을 취할 때, 대중은 이를 "말과 행동이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예를 들어, 공공의 이익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일부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이는 자기모순으로 보일 수 있다. 요즘 정치에서는 정치인들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자주 비판받는데, 이러한 자기모순은 신뢰를 저하시키고 정책의 정당성을 약화시킨다.

2. 정치인의 신뢰도 저하

자기모순적 발언은 정치인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인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거나 다른 이슈로 관심을 돌리려 한다면, 이는 대중에게 일관성 없는 인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그 정치인이 향후 하는 모든 주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며,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

3.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심 유발

정책이 자기모순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 그 정책의 실효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부담시키는 규제를 추가하는 경우, 대중은 그 정책이 실제로 약자를 위한 것인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이로 인해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거나 사회적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4. 비판을 자초하는 결과

자기모순적 주장은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 정치적 상대방은 이 모순을 지적하며 해당 정치인의 일관성 없는 모습을 부각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논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으며, 대중 역시 그 모순을 비판하며 정책의 목적이나 방향성을 의심하게 된다.

5. 정치에서의 예시

정치에서는 특정 정치인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급진적 변화나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속한 정치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주장을 무마하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주장하면서도 여러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자기모순적 상황을 낳으며, 결과적으로 해당 정치인이 표방하는 가치나 이념이 진정성 있는지 의심받게 된다.

따라서, 정치인과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자기모순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맹태균 이슈는 하나를 덮으려고 하다보니 다음 이슈에서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우를 범하고 결국에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필연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정직하거나 입틀막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우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사태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