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글 감상

11월의 기도

어디선가 도사리고 있던
황량한 가을 바람이 몰아치며
모든 걸 다 거두어가는
11월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입니다

​11월엔 누구도
절망감에 몸을 떨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을 들녘이 황량해도
단지 가을 걷이를 끝내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수확물이 그득한 곳간을 단속하는
풍요로운 농부의 마음이게 하여 주십시오

​낮엔 낙엽이 쌓이는 길마다
낭만이 가득하고
밤이면 사람들이 사는 창문마다
따뜻한 불이 켜지게 하시고
지난 계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대화 속에
평화로움만 넘치게 하여주소서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야
머나먼 전설 속 나라에서 불어와
창문을 노크하는 동화인양 알게 하소서

                                      ㅡ 이임영 ㅡ

'좋은 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길  (0) 2024.11.04
늦기 전에 인생을 즐겨라!  (2) 2024.11.03
웃음을 뿌리는 마음  (1) 2024.11.01
6월의 시  (0) 2024.06.02
발상의 전환-a shift in one's thinking  (1)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