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고독을
의미 하는 것 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로움이나
고독이란 느낌이
우리의 속 뜰을
더 생생하게 비춰 주고
우리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와 깊이를
가져다 준다.
홀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한없이 충만한 것이다.
쉽게 생각해 보면 헛헛하고
외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텅빈 가운데 성성하게
깨어있는 속 뜰은
마구잡이로 채워넣는
소유의 정신에 비할 바가 아니다.
홀로 있을 때 우리는
참으로 함께 할 수 있고,
작은 나의 허울을 벗고
전체와 함께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몸뚱이만 그저
덩그러니 혼자 있다고 해서
다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자주 가짐으로써
채움으로 삶의 목적을 삼아왔던
우리의 삶의 방식을
조금씩 비움으로,
놓아감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
우린 어차피 혼자서 잠시
이 지구로의 여행을 온 것이고
이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갈 때
또 다른 삶의 여행을 떠날 때
또다시 우린 혼자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
그때 그동안 쌓아 놓았던
모든 것들을 인연이며,
소유물들을 한꺼번에 버리고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미리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버리는
연습을 해나갈 수 있다.
혼자 있는 법을 배워야
우린 당당해질 수 있고
내 안에서 충만하게 우러나오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주변 상황이나 조건의 좋고 나쁨이나,
물질의 많고 적음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나 혼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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